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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의 도깨비가 지금은...

이형순 2012.03.01 06:39 조회 수 :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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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 개운동에는 도깨비를 기념해서 세운 비가 있습니다.

제가 10년전에 원주에 갔을 때 유명한 원조의 원주추어탕집갔다가 그곳 친구에게 볼만한 것이 없느냐하니 재미있고 보기 힘들다는 이상한 비가 있다하여 보여줬던 그 비가 생각이나 얼마전 다시 가보니 택지 재개발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봤을 때는 그 당시는 재개발되기 전이기에 그저 동네(원주고등학교와 인접한) 좁은 골목길에 아주 허름게 어느 작은 집 담벼락에 붙어 있던 모습입니다. 아마도 처음에는 동네 가운데 세워져 있다가 세월 이 흘러 이렇게 집들이 들어오게 되었겠지요

또 다시 재개발되어 지금은 원주고등학교에서 좌측으로 현재 진행중인 아파트 신축공사장 벽을 따라 가다보면 공사장 현장관리사무소 옆에 철근 지지대를 의지 한 채 덩그러니 놓여있는 화강암으로 만든 비가 보입니다.

높이는 약 1m 20cm 정도로 많이 낡아 여기저기 풍파의 흔적은 남아있으나 머리 부분에 새겨진 문양은 제법 수려합니다.

지금 서있는 위치가 원래의 비가 있던 자리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예전 사진이나 주위환경을 감안하면 아마도 근처일 것으로 보입니다.(현재는 잘 정비하여 원주고등학교 옆에 잘 모셔놨다고 합니다)

70년대 개운동에 살던 정태형씨란 분의 3대조 되시는 정병사라는 분과 도깨비와의 인연으로 이 비가 세워졌다고 하는데.. 병사란 무인의 계급인듯하고 정병사의 실제 이름은 정기원이었다고 합니다.

이분이 어렸을때 혼자 있을때면 도깨비가 나타나서 "병사님 안녕하십니까?"하고 늘인사를 하곤 했다는군요. 어렸을때부터 도깨비가 나타나서 나중에 병사란 감투를 쓴다는 것을 미리 예견해 주었다는것이지요..

그래서 어린 정병사는 나중에 커서 자기가 병사가 되는가보다 하고 늘 생각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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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의 이름은 '김후선정지비', 오랜 세월을 견뎌내지 못했는지, 여기저기 떨어져 나간 조각들로 자연스럽운 원래 모양을 유지하지 못하고 건축자재를 사용하여 마치 반창고를 붙이듯 엉기 설기 응급처치를 해놓은 듯 하다. 그래도 비 전면의 비의 머리에는 우아한 문양이 살아있어 제법 품위가 느껴지는 비석이다.

비를 세운 사람은 연일 정씨인 정병사(정기원)이고 그는 조선시대 철종때 신미양요를 승리로 이끈 명장으로 이다. 비신에는 김후 선정지비라고 세겨져 있는데, 액면 그대로 보면 김후라는 사람의 선정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병사의 자리까지 오르게 해준 김공( 키가큰 장승같은 도깨비)의 선정을 기리는 개인적인 성의의 표시라고 한다.

신미양요를 막아낸 정병사

도깨비에게 보은하다.

정기원의 집은 지금의 개운동 구만이였는데, 구만이는 이 동네가 활처럼 휘어져 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하기도 하고 정병사집의 창고에 활이 가득차있어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오기도 한다.

이로서 정병사가 활을 쏘고 말을 달리던 장수였던 것을 알 수 있다. 힘세고 담이 컷던 정병사(정기원) 주위에는 어려서 부터 도깨비가 자주 나타나서 앞으로 크게 될 인물이라고 예언을 하였다고 한다.

이 말들은 제주도의 민담으로 전해저 오기도 하는데, 원주의 정병사 이야기가 어째서 제주도에서도 민담으로 전해질까? 바로 정병사 제주목사로 부임하였었기 때문이다.

민담 1 : 못된 도깨비가 선한 도깨비로

제주도에 부임하는 목사는 부임하자마자 모두 죽어나갔다. 그런 상황이 되니 나라에 제주목사되겠다는 사람을 찾아 볼 수가 없게 되어 급기야는 널리 방을 붙여 제주목사를 공개 채용하는 형국이 되었는데, 이때 떡하니 나랏님 앞으로 나서 “제가 제주목사가 되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한 용감한 청년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정병사(이름: 정기원) 였다.

그런데 부임을 해보니, 이게 뭔 조화인지, 육지 사람을 싫어하는 키가 껑충 큰 도깨비가 나타나서 해꼬지를 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담이 크고 기운이 센 정기원은 그 도깨비를 제압하게 되고 그 도깨비는 정병사를 돕는 존재로 다시 태어나고 정병사는 병사벼슬까지 하겠다고 도깨비의 예언을 듣게 된다.

민담 2 : 도깨비의 예언

정기원은 어려서부터 담이 크고 기운이 센 사람이었는데, 주변에 늘 도깨비가 나타나서 정병사님 안녕하셨습니까? 하고 문안을 했다고 한다. 한번은 입산수도를 마치고 내려와서 고향에 들렸는데, “정병사님 이제오십니까” 하고 인사를 하기에 “그대는 누구요?”하고 물어보니,

“저는 김공입니다.”라고 대답을 했단다. 김공이라고하면 키가 큰 도깨비를 일컫는 말로 정병사가 “그러면 그대는 도깨비요”하고 되물었는데 눈을 들어 보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나?

이때 정병사는 제주목사가 죽어나간다는 말을 듣고 고향에 잠시 들렀다가 서울로 제주목사를 자청하러 가는 참이었다.

나라에 고하고 제주로 부임을 하게 되었는데, 신임사또를 맞이하는 제주사람들의 눈빛에서 이상함을 느낀 정병사는 칼을 품고 부임 첫날밤을 보낸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 밤 육지 사람을 싫어하는 섬사람들의 무리가 정병사를 덮쳤지만 모두 제압당한다. 첫날밤을 잘 넘긴 정병사는 제주목사로 치적을 쌓았으며 이 계기를 통해 병사벼슬까지 올라가는 기회를 잡았다고 한다.

보은의 비석

개운동에 볼품없이 있는 저 비석은 사실 보은의 비석이다. 정병사는 자신이 크게 벼슬을 할 것이라고 예언을 한 도깨비의 예언이 실재로 이루어지자 보답을 하고자 ‘김후선정지비’라고 자신의 마을 앞에다가 비석을 세웠던 것이다.

실재 도깨비에 대한 보은인지 아니면 정병사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준 제3의 인물에 대한 보은인지는 정병사만이 알겠지만, 그 마음만큼은 아름답고 소중하다.

지금은 아파트 현장사무소 옆에 응급처치를 받은 듯 움추려 있지만 아파트 건설이 마무리될 때 쯤 멋진 모습으로 아파트 안의 아늑한 어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고층아파트의 모습에 큰 키로 껑충 서있는 김공의 모습이 겹쳐지나간다.

=====

그 후로 정목사는 그곳에서 치적을 쌓은 보람이 있어 병사 벼슬을 얻었는데 새로 병사가 된 정병사는 내가 병사가 된 것은 역시 도깨비의 도움이라 해서 ‘김공선정지비’라는 도깨비 비를 세웠다는 것이다.

이 도깨비는 전설 같지만 실체적 비석이 있으니 종교적 관점이나 과학적 관점을 떠나 이 도깨비 비석을 잘 모시고 축제도 열어 보고 지금같은 어려운 시기에 소원을 빌어 보는 것도 좋치 않을까 생각 해 본다. 필자도 우연의 일치이기는 하나 이곳 착한도깨비를 촬영 하러 간날이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가 발표 되는 날이여서 선정비에 2018동계올림픽이 우리나라 평창에서 개최하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어떤 지역정부에서는 실체도 없는데 도깨비박물관을 만들고 도깨비 축제를 해 성황을 이루었다고 한다.

도깨비 이야기는 또 원주시 유만동에도 전 해 내려 오고 있다.

과거 유만동에는 마을어구에 버들이 많아서 버들만이 또는 유만동이라고 하는데 이곳에 박진사가 살았다고 한다. 서울살다 이곳으로 온 박진사댁은 원주 평원동에 사는 이진사댁과 친분이 있어 자주 오거니 가거니 했단다. 이때, 유만동에서 평원동 사이는 민가가 없는 수풀 사이었다고 한다.

중간에 영경소가 있었는데 그때는 낮에 다니기도 무시무시했던 모양이다. 박진사가 하루는 아버님 심부름으로 이진사댁에 혼자갔다가 어두워서 돌아오는데 숲 속에서 패랑이를 쓴 장정들이 나타나더니 박정승 나리께서 보행행차가 웬일이십니까. 저희들이 가마를 대령하였습니다 하고 가마에 태워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고 한다. 돌아온 아들에게 근심하여 기다리던 부모가 묻기를 어떻게 네가 혼자 올 수 있었더냐 하여 지나온 이야기를 털어 놓은즉, 부모가 문을 열고 보았는데 사람은 없고 사인교 한채가 뜰 앞에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사인교도 없어지고 다 떨어진 미투리 한짝만이 있었다고한다.

박진사는 그 후 도깨비 말대로 정승벼슬까지 지냈다고 전해 져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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